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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_이미지_…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ViewCheck 2026. 8. 1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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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t=_이미지_… 이렇게 쓰면 안 됩니다

【 공감·문제제기 】 

오늘은 좀 부끄러운 이야기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몇 해 전, 내가 어떤 공공 사이트의 접근성 점검을 처음 맡았을 때다. 화면을 보면 멀쩡했다. 사진도 예쁘게 들어가 있고, 배너도 시원시원하고, 누가 봐도잘 만든 사이트였다. 그런데 화면 읽기 프로그램(스크린리더)을 켜고 그 사이트를귀로들어봤더니,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메인 배너에서 스크린리더가 이렇게 읽었다.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니 “image_2024_final_v3.jpg. image_2024_final_v3.jpg.” 하고 파일 이름을 또박또박 읽어주는 거다. 눈을 감고 그 소리만 들어보니, 그 사이트는잘 만든 사이트가 아니라눈으로 보는 사람에게만 잘 만든 사이트였다.

그날 이후로 나는 alt 텍스트(대체텍스트)를 절대 가볍게 보지 않게 됐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 전까지 나도 alt가 뭔지는 알았지만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 그런 자잘한 항목으로 여겼다. ‘이미지에 설명 좀 안 붙었다고 큰일 나겠어?’ 싶었던 거다. 그런데 직접 귀로 들어보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대체텍스트가 없거나 엉망인 이미지는, 눈으로 보지 못하는 사용자에게는있어도 없는 정보. 아니, 더 나쁘다. ‘이미지라는 말만 수십 번 반복되니, 사용자는여기 뭔가 있긴 한데 그게 뭔지는 끝까지 알 수 없는답답함 속에 갇힌다.

이번 주 수요일 글은 그 alt 텍스트 이야기다. 제목 그대로, alt=‘이미지이렇게 쓰면 왜 안 되는지, 현장에서 실제로 어떤 실수들이 반복되는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알아채고 고칠 수 있는지를 익명 사례 중심으로 풀어보려 한다. 특정 기관을 흉보려는 게 아니다. 어디서나 반복되는전형적인 실수를 모아 보여주려는 거다. 읽으면서우리 사이트도 저런데싶은 대목이 나와도 너무 자책하지는 말자. 대부분이 겪는 일이고, 대부분이 같은 방법으로 풀어왔다.

그리고 이들어보는 경험은 한 번 해보면 결코 잊히지 않는다. 머리로대체텍스트가 중요하다더라고 아는 것과, 직접 눈을 감고이미지 이미지 이미지를 듣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해다. 전자는 지식이고 후자는 공감이다. 그래서 나는 접근성 교육을 할 때 늘일단 한 번 들어보세요부터 시작한다. 설명 백 마디보다 1분의 체험이 사람을 바꾼다. 화면을 끄고 자기가 매일 관리하는 사이트를 귀로만 탐색해본 담당자는, 그날로 ‘alt에 이미지라고 쓰던 사람에서 ‘alt를 정성껏 쓰는 사람으로 바뀐다. 그만큼 이 체험의 힘은 세다. 

먼저 큰 그림부터. 대체텍스트는 웹 접근성(KWCAG,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에서 가장 기본이자 가장 자주 어기는 항목이다. 웹 접근성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배려정도로 생각하는데, 그건 절반만 맞는 말이다. 접근성은특정 누군가를 위한 추가 기능이 아니라누구도 빠뜨리지 않는 기본 설계. 눈이 안 보이는 분, 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분뿐 아니라, 데이터가 안 터져서 이미지가 안 뜨는 사람, 너무 밝은 야외에서 화면이 잘 안 보이는 사람, 나이가 들어 작은 글씨가 흐릿해진 사람이 모두가 접근성의 수혜자다. 그리고 대체텍스트는 이 모든 상황에서그림 대신 말로 정보를 전하는가장 직접적인 장치다.

특히 공공 사이트라면 이 문제를 가볍게 넘길 수가 없다. 사기업 사이트라면우리 고객은 주로 이런 분들이니까라며 일부 사용자를 사실상 배제해도좋은 일은 아니지만사업적 선택으로 넘어갈 여지가 있다. 그런데 공공 서비스는 다르다. 공공 정보와 서비스는모든 국민이 대상이다. 어떤 시민이 눈이 안 보인다는 이유로 민원 신청 방법을 알 수 없다면, 그건 그 시민이 받아야 할 공적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공공 사이트의 접근성은배려가 아니라의무에 가깝다.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이 접근성을 7대 영역의 하나로 못 박아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서는 이기본 중의 기본이 너무 자주 무너진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이유는눈에 안 보이기 때문이다. 색이 제각각이거나 글꼴이 뒤섞이면 만든 사람 눈에도좀 어수선한데하고 보인다. 그런데 대체텍스트는 다르다. 화면에는 안 나온다. 코드 속에, 이미지 뒤에 숨어 있다. 그래서 만든 사람이잘 됐는지를 눈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스크린리더를 켜서 직접 들어보지 않는 한, alt이미지든 빈칸이든 파일명이든 화면상으로는 똑같이 멀쩡해 보인다. 보이지 않으니 관리가 안 되고, 관리가 안 되니 무너진다. 오늘 글의 목적은 이보이지 않는 무너짐을 눈에 보이게 만드는 거다.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게 있다. 대체텍스트 문제는큰 사고처럼 빨간불이 켜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 사이트가 다운되면 즉시 민원이 빗발치고 다들 달려든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 우리 사이트에서 정보를 못 얻고 조용히 떠나는 건,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민원으로도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분은여긴 안 되는구나하고 포기할 뿐, 굳이 항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담당자 입장에선문제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상태가 오래 이어진다. 손해는 분명히 나고 있는데, 그 손해가 눈에 안 보이니 고칠 동기도 안 생긴다. 이게 접근성 문제의 가장 무서운 점이다피해자는 있는데 비명이 들리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귀를 기울여들리지 않는 비명을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이건남의 일이 아니다. 통계를 보면 시각장애를 포함해 어떤 형태로든 화면을 온전히 보기 어려운 사람의 비율은 결코 적지 않다. 거기에 앞서 말한일시적·상황적 제약까지 더하면, ‘대체텍스트가 필요한 순간은 사실상 모든 사용자에게 한 번쯤 찾아온다. 데이터가 안 터지는 지하철, 햇빛이 강한 야외, 손이 바쁜 출근길그 순간엔 누구나이미지를 못 보는 사용자가 된다. 그러니 대체텍스트는소수를 위한 배려를 넘어모두가 언젠가 기대게 될 안전망이라고 봐야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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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 1 — 대체텍스트란 정확히 무엇인가】

■ ‘대체텍스트가 하는 일은번역이다

대체텍스트가 정확히 뭔지부터 짚자. 웹페이지에 이미지를 넣으면, 그 이미지에는 보이지 않는설명 글을 붙일 수 있다. 이게 대체텍스트, 영어로는 alternative text, 줄여서 alt. 화면에는 안 나오지만, 화면을읽어주는스크린리더가 이 글을 소리 내어 읽는다. 이미지가 어떤 이유로 안 떴을 때도 이 글이 대신 표시된다. 그러니까 대체텍스트는그림을 못 보는 상황에서, 그림을 대신하는 글이다.

여기서번역이라는 비유가 잘 들어맞는다. 이미지는 시각 언어로 정보를 담는다. 사진 한 장, 도표 하나, 아이콘 하나에 담긴 의미가 있다. 대체텍스트는 그 시각 언어를말의 언어로 옮기는 번역이다. 번역의 핵심이 뭔가? ‘원문의 뜻을 정확히 옮기는 것이다. 원문에신청 마감일은 8 23일입니다라고 적힌 안내 이미지가 있다면, 그 번역(대체텍스트)신청 마감일은 8 23일입니다여야 한다. 그런데 이걸이미지라고 번역하면? ‘원문은 한 페이지인데 번역은 그냥 〈그림〉이라고 한 단어만 적은황당한 번역이 된다. 정보가 통째로 증발한다.

그래서 좋은 대체텍스트의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이 이미지를 안 보고 이 글만 들어도,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이 질문에그렇다면 좋은 대체텍스트고, ‘아니다면 고쳐야 할 대체텍스트다. ‘이미지’, ‘사진’, ‘그림’, 파일명, 빈칸이런 건 전부아니다에 해당한다. 들어봐야 아무 정보가 없으니까.

 

모든 이미지에 설명이 필요한 건 아니다 — ‘의미의 유무

여기서 한 가지 오해를 미리 풀어야 한다. ‘그럼 페이지에 있는 모든 이미지에 빠짐없이 긴 설명을 달아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답은아니오. 이게 대체텍스트의 의외로 까다로운 부분이다. 이미지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의미를 담은 이미지. 안내 포스터, 통계 그래프, 행사 사진, 버튼 역할을 하는 아이콘처럼, 그 이미지가 사용자에게 뭔가 정보를 전달하는 경우다. 이런 이미지는 반드시 그 정보를 담은 대체텍스트가 필요하다.

다른 하나는장식용 이미지. 페이지를 예쁘게 보이게 하려고 넣은 배경 무늬, 의미 없는 구분선, 단순 장식 아이콘처럼, 정보가 없는 경우다. 이런 이미지에는 오히려 대체텍스트를비워둬야한다. 코드로는 alt=““ 처럼 빈 값을 명시한다. 그래야 스크린리더가 이 이미지를건너뛰어읽는다. 

왜 굳이 비워두냐고? 만약 장식용 무늬 하나하나에파란색 곡선 장식”, “물결 무늬같은 설명을 다 붙이면,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정작 중요한 정보 사이사이에장식 설명을 끝없이 들어야 한다. 마치 책을 읽는데 문장마다여기 줄 그어져 있음”, “여백 있음하고 누가 옆에서 떠드는 것과 같다. 정보의 흐름이 끊기고 피로해진다. 그래서장식은 비워서 건너뛰게, 의미는 채워서 전하게’ — 이 둘을 구분하는 게 대체텍스트의 핵심 기술이다.

 이 구분이 왜 어렵냐면, ‘같은 이미지도 맥락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똑같은우산 아이콘이라도, 그게 그냥 페이지를 꾸미는 장식이면 비워야 하고, ‘우천 시 행사 취소를 뜻하는 신호로 쓰였으면우천 시 취소라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체텍스트는이미지가 무엇을 그렸나가 아니라이 자리에서 이 이미지가 무슨 역할을 하나를 보고 정해야 한다. 이건 기계가 자동으로 완벽하게 채우기 어려운,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더욱기준점검이 중요하다.

 

대체텍스트는 KWCAG의 첫 관문이다 

웹 접근성 지침인 KWCAG는 여러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대체텍스트는 거의 ‘1번 타자같은 위치다. 가장 먼저 나오고, 가장 기본이며, 가장 많이 어긴다. 접근성 점검을 하면 대체텍스트 관련 문제가 거의 항상 가장 많이 적발된다. 왜 그럴까? 앞서 말했듯눈에 안 보여서이기도 하지만, ‘이미지가 워낙 많아서이기도 하다. 요즘 공공 사이트는 텍스트보다 이미지가 더 많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너, 카드뉴스, 인포그래픽, 아이콘, 첨부 미리보기이미지가 수백 개인 사이트에서 그 수백 개에 모두 적절한 대체텍스트가 들어가 있을 확률은, 솔직히 말해 매우 낮다.

그래서 대체텍스트는접근성 수준을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같은 역할을 한다. 어떤 사이트의 대체텍스트 상태를 보면, 그 사이트가 접근성을 얼마나 신경 쓰는지가 거의 그대로 드러난다. 대체텍스트가 잘 관리된 사이트는 다른 접근성 항목도 대체로 챙기고 있고, 대체텍스트가이미지천지인 사이트는 십중팔구 다른 항목도 부실하다. 그래서 점검할 때도 대체텍스트부터 본다. 가장 빠르게 그 사이트의접근성 체력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대체텍스트는 건강검진의혈압같은 항목이다. 측정하기 쉽고, 빠르게 나오고, 그 하나만으로도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꽤 짐작하게 해준다. 혈압이 높으면 다른 곳도 살펴봐야 하듯, 대체텍스트가 엉망이면 그 사이트의 다른 접근성 항목도 의심해봐야 한다. 그래서대체텍스트 점검은 단순히 이미지 설명 하나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 ‘이 사이트가 사용자 모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는가를 가늠하는 첫 번째 신호 측정인 셈이다. 작은 항목 하나가 전체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본론 2 — 현장에서 만나는잘못된 alt’ 5가지 유형 (익명)

이제 본격적으로이렇게 쓰면 안 되는대체텍스트의 전형들을 보자. 점검 현장에서 거의 매번 만나는 단골들이다. 미리 말해두지만, 이 사례들은 전부 익명 처리했다. ○○, A광역지자체, 한중앙부처, B공공기관, C기관실제 어디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어디서나 똑같이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사실이다.

잘못된 alt 1: 그냥이미지라고 쓴 경우

가장 흔하고, 가장 허무한 유형이다. ○○시의 한 페이지를 점검했을 때, 메인 배너 다섯 장의 대체텍스트가 전부이미지였다. 스크린리더로 들으면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그게 끝이다. 

이게 왜 생기냐면, 많은 콘텐츠 관리 도구가 이미지를 올릴 때대체텍스트입력란을 비워두면 경고를 띄운다. 그러면 담당자는 경고를 없애려고 일단 아무거나 채운다. 가장 손쉬운 게이미지. 빈칸 경고는 사라지고, 화면도 멀쩡하니, ‘처리 완료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것도 처리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나쁘다. 빈칸이면 점검 도구가대체텍스트 없음으로 명확히 잡아내기라도 하는데, ‘이미지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으면대체텍스트 있음으로 통과되는 경우가 있어서, 문제를 숨겨버린다.

이 배너가 실은여름철 폭염 대비 행동요령 안내포스터였다면? 눈으로 보는 사람은 그 중요한 안전 정보를 얻지만, 듣는 사람은 그냥이미지만 듣고 지나간다. 폭염에 취약한 분일수록 그 정보가 더 절실할 텐데, 정작 그분이 정보에서 가장 멀어지는 역설이 생긴다.

  ○○시 사례에서 더 안타까웠던 건, 그 사이트가 결코대충 만든 사이트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디자인도 깔끔하고, 정보 구성도 나름 체계적이었다. 담당자가 분명 애를 쓴 흔적이 보였다. 다만대체텍스트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없었을 뿐이다. 그래서 콘텐츠 도구가대체텍스트를 입력하세요라고 요구할 때이미지라는 두 글자로 그 칸을 메우는 게, 그 순간 할 수 있는 최선이었던 거다. 악의도 게으름도 아니다. 그저이 칸이 누구에게, 어떻게 쓰이는지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뿐이다. 그래서 나는 늘 말한다대체텍스트 문제의 절반은교육의 문제라고. 한 번이라도이미지 이미지 이미지가 어떻게 들리는지를 들어본 담당자는 절대 그렇게 쓰지 않는다.

 

잘못된 alt 2: 파일명이 그대로 들어간 경우

두 번째로 흔한 게 파일명이다. A광역지자체의 한 게시판을 점검했더니, 첨부된 사진들의 대체텍스트가 “DSC_0481.JPG”, “KakaoTalk_20240817.png”, “화면캡처_최종_진짜최종.png” 같은 식이었다. 스크린리더가 이걸 한 글자씩 또박또박 읽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디 에스 씨 언더바 영사팔일 점 제이피지.” 사용자에게 이건 정보가 아니라 소음이다. 

이게 생기는 이유도 단순하다. 일부 시스템은 대체텍스트를 안 넣으면파일명을 자동으로 채워 넣는다. 시스템 입장에선뭐라도 넣는친절을 베푼 건데, 결과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암호 같은 파일명을 들려주는 셈이 된다. 자동으로 채워진 거라 담당자는비어 있지 않으니 됐다고 안심하지만, 정작 그 내용은 사용자에게 무의미하다.

파일명 대체텍스트가 특히 고약한 건, ‘부분적으로 그럴듯해 보일 때가 있다는 점이다. 요즘은 사진 파일명을 한글로 저장하는 경우도 많아서, ‘여름축제_무대공연.jpg’ 같은 파일명이 대체텍스트로 들어가면여름 축제 무대 공연이라고 어느 정도 읽히긴 한다. 그래서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싶을 수 있는데, 함정이 있다. 첫째, ‘.jpg’ 확장자가 끝에 붙어점 제이피지라고 읽힌다. 둘째, 파일명은 보통 띄어쓰기 대신 언더바(_)나 하이픈(-)을 쓰는데, 이게 어떻게 읽힐지 일정하지 않다. 셋째, 파일명은 어디까지나파일을 구분하려고붙인 이름이지내용을 설명하려고붙인 게 아니라서, 정작 핵심 정보(날짜·장소·신청법)는 거의 안 담긴다. 그래서 파일명은운 좋게 조금 읽히는경우라도 결국 부실한 대체텍스트일 뿐이다. ‘있는데 부실한유형의 또 다른 얼굴인 셈이다.

 

잘못된 alt 3: 한 글자도 없이 비어 있는데, 의미 있는 이미지인 경우 

앞에서장식 이미지는 비워야 한다고 했는데, 그 반대 실수다. 정보가 담긴 이미지인데 대체텍스트가 통째로 비어 있는 경우. 한중앙부처의 한 보도자료 페이지에서, 핵심 통계를 담은 인포그래픽이 대체텍스트 없이 들어가 있었다. 그 그래프 안에는올해 지원 대상 확대’, ‘신청 기간 변경같은 중요한 내용이 글자로 박혀 있었는데, 전부 이미지 안에 갇혀 있었다. 스크린리더 사용자에게 그 페이지는통계 발표 보도자료인데 정작 통계는 하나도 없는빈 페이지였다.

이 유형이 특히 위험한 건, ‘이미지 안에 글자를 박는관행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인포그래픽이나 카드뉴스는 정보를 예쁘게 보여주려고 글자를 이미지로 만들어 넣는다. 그런데 그 이미지에 대체텍스트가 없으면, 그 안의 모든 글자 정보가 통째로 사라진다. 보기엔 정보가 풍부한 페이지인데, 듣기엔 텅 빈 페이지가 되는 거다. 그래서글자가 많이 박힌 이미지일수록 대체텍스트가 더 길고 꼼꼼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원칙이 생긴다.

이 한중앙부처 사례에서 짚고 넘어갈 게 하나 더 있다. 사실글자를 이미지로 박는관행 자체가 접근성 관점에서는 권장되지 않는다. 가능하면 글자는진짜 글자로 넣는 게 제일 좋다. 진짜 글자는 스크린리더가 그대로 읽고, 사용자가 확대해도 깨지지 않고, 복사도 되고, 검색에도 잡힌다. 반면 글자를 이미지로 만들어버리면 이 모든 장점이 사라진다. 그래서 카드뉴스나 인포그래픽처럼부득이하게 글자를 이미지로 만들어야 하는경우라면, 최소한 그 안의 핵심 내용을 대체텍스트로 옮기거나, 같은 내용을 본문 텍스트로 함께 제공해야 한다. ‘예쁜 그림 따로, 읽히는 글 따로’ — 이 두 가지를 같이 주는 게 정석이다. 보는 사람에겐 그림으로, 듣는 사람에겐 글로, 같은 정보가 가닿게 하는 거다.

 

잘못된 alt 4: 장식 이미지에 굳이 설명을 단 경우

이번엔 반대 방향의과잉이다. B공공기관의 한 페이지는 접근성에 꽤 신경을 쓴 흔적이 있었는데, 너무 신경 쓴 나머지모든이미지에 설명을 달아버렸다. 페이지 양옆의 장식 곡선, 문단 사이의 구분선, 단순 배경 무늬에까지파란색 곡선 장식”, “회색 가로 구분선같은 설명이 붙어 있었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나빴다.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본문 한 줄을 듣기 위해 그 사이사이의 장식 설명을 다 들어야 했다. ‘제목파란색 곡선 장식본문회색 가로 구분선다음 문단물결 무늬 …’ 정보의 흐름이 자꾸 끊긴다.

이 사례가 주는 교훈은, ‘접근성은 무조건 많이 채우는 게 아니라 정확히 채우는 것이라는 점이다. 의미 있는 곳은 채우고, 의미 없는 곳은 비운다. 판단이 빠진 채로일단 다 달자고 하면, 좋은 의도가 오히려 사용성을 해친다. 접근성은 양이 아니라 정확함의 문제다.

B공공기관 사례가 흥미로운 건, ‘접근성을 신경 쓴 사이트일수록 이런 과잉 실수를 한다는 점이다. 아예 신경 안 쓴 사이트는 죄다이미지나 빈칸이고, 조금 신경 쓴 사이트는다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 장식까지 설명을 단다. 둘 다대체텍스트의 목적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온다. 목적은정보를 전하는 것이지칸을 채우는 것이 아니다. 이 목적을 분명히 하면, ‘정보가 있으면 전하고, 없으면 비운다는 단순한 원칙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그래서 나는대체텍스트를 다 채웠다는 말을 칭찬으로 듣지 않는다. ‘대체텍스트를 정확히 다뤘다가 진짜 칭찬이다. 채움과 비움의 판단이 모두 들어가 있을 때 말이다.

 

잘못된 alt 5: 설명은 있는데 정작핵심을 안 담은 경우

가장 미묘하고, 그래서 가장 자주 놓치는 유형이다. C기관의 한 행사 안내 페이지에는 큼지막한 포스터 이미지가 있었고, 그 대체텍스트는행사 포스터라고 적혀 있었다. 얼핏 보면이미지나 파일명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비어 있지도 않고, 무의미한 파일명도 아니고, 나름설명을 했으니까. 하지만 이것도 부족하다. 그 포스터 안에는 ‘8 20일 오후 2, ○○문화회관, 사전 신청 필수같은 핵심 정보가 다 들어 있었는데, 대체텍스트는 그걸 하나도 옮기지 않았다. “행사 포스터라는 말만 듣고 사용자가 알 수 있는 건, ‘여기 행사 포스터가 한 장 있구나뿐이다. 정작 그 행사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는지는 끝내 알 수 없다.

이게 가장 까다로운 이유는, 점검 도구가대체텍스트 없음이나파일명같은 명백한 오류는 잡아내도, ‘설명은 있는데 부실하다는 건 기계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사 포스터는 형식상으론 멀쩡한 대체텍스트다. 그래서 자동 검사를통과해버린다. 하지만 사람이 그 이미지와 대체텍스트를 나란히 놓고이 설명만 듣고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나?’를 따져보면, 단번에부족하다가 나온다. 그래서 대체텍스트 점검은자동사람의 눈이 함께 가야 완성된다. 자동 검사가 명백한 오류를 빠르게 걸러주고, 사람이 그 위에서의미의 충실함을 판단하는 식이다. 

이 다섯 가지 유형은 따로 노는 게 아니라 대개 한 사이트에 뒤섞여 나타난다. 배너는이미지’, 첨부 사진은 파일명, 인포그래픽은 빈칸, 장식은 과잉, 포스터는행사 포스터’ — 한 사이트 안에서 다섯 유형이 다 발견되는 일이 흔하다. 왜냐하면 이 모든 게대체텍스트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공유된 기준이 없다는 하나의 원인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기준이 없으니 사람마다, 페이지마다 제각각 처리하고, 그 제각각이 모여 이런 풍경이 된다.

 

잘못된 alt 6: 같은 그림인데 페이지마다 설명이 다른 경우 

다섯 가지 외에보너스로 하나 더 짚자. 같은 로고나 같은 안내 아이콘이 여러 페이지에 반복해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똑같은 그림의 대체텍스트가 페이지마다 제각각인 사이트가 의외로 많다. 어떤 페이지에선기관 로고’, 어떤 페이지에선로고 이미지’, 또 어떤 페이지에선 그냥이미지’, 어디선가는 빈칸. 사용자가 여러 페이지를 옮겨 다니며 같은 그림을 만날 때마다 다른 설명을 듣게 되는 거다. 이건 마치 한 사람을 페이지마다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것과 같아서, 듣는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게 생기는 이유도 결국기준이 없어서. ‘우리 기관 로고의 대체텍스트는 이렇게 통일한다는 약속이 없으니, 이미지를 넣는 사람마다 그 순간의 기분대로 적는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같은 그림 다른 설명이 쌓이면 사이트 전체의 일관성이 무너진다. 대체텍스트도 디자인 토큰처럼반복되는 요소는 한 번 정해서 끝까지 같게가 정석이다. 

대체텍스트와 직접 맞닿은아이콘 버튼이야기도 잠깐 보태자. 글자 없이 그림만으로 된 버튼이 많다. 돋보기 모양 검색 버튼, 줄 세 개 모양 메뉴 버튼, X자 닫기 버튼 같은 것들이다. 이런 아이콘 버튼에 대체텍스트가 없으면, 스크린리더 사용자는 그게 무슨 기능인지 알 수 없다. ‘버튼이라고만 읽히거나, 심하면 아이콘 이미지의 파일명이 읽힌다. 검색 버튼인데 사용자는 그게 검색인지 메뉴인지 닫기인지 모른 채버튼 하나만 듣게 되는 거다. 그래서 아이콘 버튼에는 반드시검색’, ‘메뉴 열기’, ‘닫기처럼 그 버튼의기능을 대체텍스트로 달아줘야 한다. 여기서도 원칙은 똑같다 — ‘생김새(돋보기 모양)’가 아니라역할(검색)’을 적는 것. 아이콘 버튼의 대체텍스트는 곧 그 버튼의이름표. 이름표가 없으면 그 버튼은 보이긴 해도 쓸 수 없는, 유령 같은 버튼이 된다. 이건 대체텍스트가단순한 이미지 설명을 넘어기능의 안내로까지 쓰이는 대표적인 예다. 

이 부분을 짚으면서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건, 대체텍스트 문제의 거의 모든 뿌리가공유된 기준의 부재라는 점이다. ‘이미지든 파일명이든 빈칸이든 과잉이든 부실이든 들쭉날쭉이든증상은 여섯 가지지만 병의 뿌리는 하나다. 그래서 처방도 하나로 통한다. ‘대체텍스트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정하고, 그 약속이 지켜지는지 점검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자리 잡으면 여섯 가지 증상이 동시에 사라진다.

 

【본론 3 — 왜 이런 실수가 반복될까】

첫째, ‘만든 사람이 확인할 수 없다

앞서도 말했지만,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 색이나 글꼴은 만든 사람 눈에도 보인다. 그런데 대체텍스트는 화면에 안 나온다. 만든 사람은 자기가 단 대체텍스트가 사용자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를체험하지 않는다. 그래서이미지라고 적어두고도 그게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실감하지 못한다.

이걸 깨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번이라도 직접 스크린리더로 자기 사이트를들어보는거다. 눈을 감고, 화면을 끄고, 오직 소리로만 사이트를 탐색해보면, 대체텍스트의 중요성이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와닿는다.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를 직접 들어보면, 다시는 alt이미지라고 못 적게 된다.

 

둘째, ‘누구의 일인지 애매하다 

대체텍스트는 디자이너의 일일까, 개발자의 일일까, 콘텐츠 담당자의 일일까? 현장에서 이게 늘 애매하다. 디자이너는난 이미지를 예쁘게 만드는 사람이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개발자는난 시스템이 자동으로 넣게 만들었으니 내 일은 끝이라고 여기고, 콘텐츠 담당자는기술적인 건 잘 모른다며 손을 놓는다. 이렇게다들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틈에서 대체텍스트는 방치된다.

사실 대체텍스트는이미지에 담긴 의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써야 한다. 그건 대개 그 콘텐츠를 만든 담당자다. 행사 포스터를 올리는 사람이 그 행사의 날짜와 장소를 가장 잘 안다. 그러니이미지를 올리는 사람이, 올리는 그 순간에, 그 이미지가 무슨 정보를 담고 있는지 한 줄로 적는다’ — 이게 정착되면 대체텍스트 문제의 8할은 풀린다. 문제는 이한 줄의 습관이 안 들어 있다는 거다. 그래서 기준과 교육, 그리고안 했을 때 알려주는 점검이 필요하다.

올리는 순간에 적는다는 원칙이 왜 중요한지 한 번 더 강조하고 싶다. 콘텐츠를 올린 그 순간엔 담당자 머릿속에 그 이미지의 모든 정보가 생생하다. 행사 날짜, 장소, 신청 방법이 손끝에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나중에 한꺼번에 대체텍스트를 채우자고 미뤄두면, 그땐 이미 그 이미지가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흐려져 있다. 수백 장의 이미지를 뒤늦게 하나하나 열어보며이게 무슨 안내였더라를 다시 파악하는 건 엄청난 노동이다. 그래서 대체텍스트는미루면 미룰수록 비싸지는전형적인 작업이다. 올리는 순간 한 줄 적는 데는 10초면 되는데, 미뤄두면 나중에 몇 분이 걸린다. 디자인 부채와 똑같이, 대체텍스트도쌓이기 전에 막는 게압도적으로 싸다. 

그래서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이렇다. ‘콘텐츠 담당자가 올리는 순간 대체텍스트를 한 줄 적고(예방), 그래도 빠지거나 부실한 게 생기면 자동 점검이 정기적으로 잡아내고(발견), 그 지적받은 곳을 사람이 손본다(교정).’ 예방·발견·교정의 세 단계가 맞물려 돌면, 대체텍스트는 더 이상쌓이는 빚이 아니라관리되는 자산이 된다. 어느 한 단계만으로는 부족하다. 예방만 믿으면 사람이 깜빡한 게 그대로 새어 나가고, 발견·교정만 하면 매번 뒷수습에 지친다. 셋이 함께 가야 지속 가능하다.

 

셋째, ‘이미지가 너무 많고, 계속 늘어난다

공공 사이트는 매일 새 콘텐츠가 올라온다. 보도자료, 공지, 행사 안내, 카드뉴스그때마다 이미지가 따라붙는다. 한 번 사이트를 잘 정비해서 모든 대체텍스트를 채워놨다고 해도, 그 다음 날부터 또 새 이미지가 대체텍스트 없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즉 대체텍스트 관리는한 번 하고 끝이 아니라계속되는 일이다. 댐을 한 번 막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드는 물을 계속 관리하는 일에 가깝다. 

그래서사람이 일일이 전수 점검하는 방식은 금방 한계에 부딪힌다. 처음엔 할 수 있어도, 콘텐츠가 쌓이고 페이지가 늘어나면 도저히 손으로 다 못 본다. 결국자동으로 새 이미지의 대체텍스트 상태를 점검해주는 장치가 있어야 지속 가능하다. 사람은 자동 점검이 짚어준 문제 지점만 골라서의미의 충실함을 손보면 된다. 자동이 양을 감당하고, 사람이 질을 책임지는 분업이다.

 

넷째, ‘점검 도구가 통과시키면 다 된 줄 안다 

이건 좀 더 미묘한 함정이다. 앞서 말한이미지라고 적힌 대체텍스트나 파일명이 자동 채워진 대체텍스트는, 일부 점검 방식에서대체텍스트 있음으로 잡혀통과돼버린다. 그러면 담당자는점검 도구가 통과시켰으니 우리 사이트는 접근성 문제없네라고 안심한다. 그런데 그통과대체텍스트라는 칸이 비어 있지 않다만 확인한 거지, ‘그 내용이 쓸모 있다를 확인한 게 아니다. 형식은 통과했지만 본질은 실패한 거다. 

그래서 점검의기준자체가 중요하다. 단순히대체텍스트가 있냐 없냐만 보는 점검은이미지같은 빈말을 걸러내지 못한다. 좋은 점검은 한 발 더 들어가서, ‘대체텍스트의 내용이 의심스러운 패턴인지까지 본다. ‘이미지’, ‘사진’, ‘그림같은 일반 명사로만 돼 있거나, 파일 확장자(.jpg, .png)가 들어가 있거나, 무의미한 숫자 나열이거나이런 패턴을 잡아내야있는데 부실한대체텍스트를 솎아낼 수 있다. 즉 점검의 수준이 곧 발견의 수준을 좌우한다. 허술한 점검은 허술한 사이트를괜찮다고 도장 찍어주고, 까다로운 점검은 숨은 문제까지 들춰낸다.

 

다섯째, ‘한 번 잘해도 운영하며 다시 무너진다

이건 앞에서이미지가 계속 늘어난다고 한 것과 통하는 이야기지만, 한 번 더 강조할 만하다. 사이트를 개편할 때 비싼 비용을 들여 접근성을 싹 정비했다고 치자. 그 순간엔 대체텍스트가 완벽할 수 있다. 그런데 개편 이후 운영이 시작되면, 매일 새 콘텐츠가 올라오면서 대체텍스트가 다시 흐트러진다. 게시판에 사진이 첨부되고, 보도자료에 인포그래픽이 붙고, 행사 배너가 교체되고이 모든운영 중 변화가 접근성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그래서개편 시점의 접근성 점수운영 1년 후의 접근성 점수는 거의 항상 차이가 난다. 정비 직후엔 90점이었는데 1년 뒤 점검해보면 70점으로 떨어져 있는 식이다. 이건 누가 게을러서가 아니라, 운영이라는 게 본질적으로끊임없는 추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접근성은개편 때 한 번 잡는 것이 아니라운영하며 계속 지키는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계속 지키려면사람의 의지만으로는 부족하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측정해떨어졌으면 알려주는장치가 필요하다.

【본론 3.5 — KRDS와 접근성, 그리고 846규칙 속의 대체텍스트】

여기서 잠깐 큰 그림을 짚고 가자. 대체텍스트는접근성이라는 큰 우산 아래에 있고, 접근성은 다시공공 웹사이트가 지켜야 할 품질이라는 더 큰 우산 아래에 있다. 이 구조를 알아두면 대체텍스트가왜 그렇게 중요한지가 더 선명해진다. 

행안부 7대 영역 속의 접근성

행정안전부의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은 공공 사이트가 갖춰야 할 품질을 7대 영역으로 정리해둔다. 호환성, 접근성, 개방성, 접속성, 편의성, 효율성, 신뢰성. 이 일곱 가지는 각각여러 브라우저에서 잘 도나(호환성)’, ‘누구나 쓸 수 있나(접근성)’, ‘정보가 개방돼 있나(개방성)’, ‘잘 접속되나(접속성)’, ‘쓰기 편한가(편의성)’, ‘빠르게 뜨나(효율성)’, ‘믿을 만한가(신뢰성)’를 묻는다. 

이 중에서 접근성은누구나에 방점이 찍힌 영역이다. 그리고 그누구나의 첫 관문이 바로 대체텍스트다. 화면을 못 보는 사람에게 이미지 정보를 전하는 것이게 안 되면누구나 쓸 수 있다는 말이 성립하지 않는다. 그래서 7대 영역을 평가할 때, 접근성 점수에서 대체텍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대체텍스트가 부실하면 접근성 점수가 깎이고, 접근성 점수가 깎이면 사이트의 전체 품질 등급이 내려간다. 작은 alt 한 줄이 사이트 전체 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거다.

 

■ KWCAG 33항목접근성을점검 가능한 항목으로 쪼갠 것

접근성을 지키자는 말은 너무 막연하다. 그래서 이걸점검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항목으로 쪼개둔 게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KWCAG)이고, 거기엔 33개의 점검 항목이 있다. 대체텍스트는 그 33항목 중에서도 가장 앞자리에 놓이는 항목이다. 나머지 항목들도 중요하다키보드로만 조작할 수 있는지, 색만으로 정보를 구분하지 않는지, 깜빡이는 요소가 발작을 유발하지 않는지, 표가 제대로 구조화돼 있는지 등등. 하지만 그 모든 항목 중에서 대체텍스트가 ‘1번 타자로 불리는 건, 이미지가 가장 많고, 가장 자주 어기며, 그래서 가장 먼저 점검되기 때문이다.

KWCAG 33항목을 하나하나 사람이 손으로 점검한다고 생각해보라. 페이지 하나에도 수십 가지를 확인해야 하고, 사이트엔 페이지가 수백 개다. 이걸 전부 수작업으로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자동으로 점검 가능한 항목은 자동으로, 사람 판단이 필요한 항목은 사람이나누는 게 현실적인 접근이다. 대체텍스트의존재 여부의심스러운 패턴은 자동으로 거를 수 있고, ‘의미의 충실함은 사람이 본다앞에서 말한 그 분업이 KWCAG 전체 점검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KRDS 846규칙은 어디에 있나

여기서 ViewCheck가 다루는 KRDS 846규칙 이야기를 짚자. KRDS(공공 디자인 시스템) 846개 규칙은 크게 네 묶음으로 나뉜다. 디자인 기초를 다루는 DS 120, 화면을 이루는 부품(컴포넌트)을 다루는 CP 446, 폼이나 필터 같은 기본 패턴을 다루는 BP 108, 검색·로그인·신청 같은 서비스 흐름을 다루는 SP 172. 합치면 정확히 846개다.

대체텍스트와 접근성은 이 846규칙과겹치면서도 보완하는관계다. 예를 들어 이미지가 들어가는 컴포넌트(CP)나 카드, 배너 같은 요소에는이미지에는 적절한 대체텍스트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따라붙는다. KRDS 규칙을 잘 지키면 접근성의 상당 부분이 자연스럽게 충족되고, 거꾸로 접근성을 챙기면 KRDS 규칙 준수에도 가까워진다. 둘은 별개의 시험이 아니라, 같은잘 만든 공공 사이트라는 목표를 다른 각도에서 보는 두 개의 렌즈다.

 그래서 제대로 된 점검은 이 둘을 따로 보지 않고 한 화면에서 함께 본다. ‘이 사이트는 KRDS 846규칙을 얼마나 지켰나이 사이트는 접근성(KWCAG)을 얼마나 지켰나를 같이 보여줘야, 담당자가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나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체텍스트 하나만 봐도, 그게 접근성 항목이면서 동시에 이미지 컴포넌트 규칙과도 맞닿아 있으니, 한쪽만 봐서는 전체 그림이 안 그려진다.

 

■ ‘부분 점수가 아니라사람의 경험으로

마지막으로 한 가지 관점의 전환을 권하고 싶다. 접근성 점수를시험 점수처럼 받아들이면, ‘몇 점 넘기면 된다는 식의 형식적 대응에 그치기 쉽다. 그런데 접근성의 진짜 의미는 점수가 아니라한 사람의 경험이다. 우리 사이트의 대체텍스트가 부실하다는 건, 추상적인 ‘60이 아니라눈이 안 보이는 어떤 시민이 우리 행사 안내를 끝내 알지 못했다는 구체적인 사건이다. 점수 뒤에는 늘 사람이 있다.

이 관점을 가지면 대체텍스트 한 줄을 쓰는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점검에서 안 걸리려고쓰는 게 아니라이걸 귀로 들을 누군가가 같은 정보를 얻게 하려고쓰게 된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런 마음으로 쓴 대체텍스트가 점검도 가장 잘 통과한다. 본질을 챙기면 형식은 따라오는 법이다. 

내가 처음에이미지 이미지 이미지를 귀로 듣고 충격받았던 그날을 다시 떠올린다. 그날 이후 나는 어떤 사이트를 보든이건 눈을 감고 들어도 알 수 있을까를 먼저 상상하게 됐다. 그 작은 습관 하나가 일을 대하는 태도를 바꿨다. 우리가 만드는 건보는 화면이 아니라닿는 정보. 화면은 정보가 사용자에게 가닿는 하나의 통로일 뿐이고, 어떤 사용자에겐 그 통로가 소리이거나 글이다. 대체텍스트는 바로 그다른 통로를 열어두는 일이다. 통로 하나를 막아두면, 그 통로로만 올 수 있는 사람은 영영 들어오지 못한다. 반대로 통로 하나를 열어두면, 생각지도 못한 누군가가 그 길로 우리 정보에 닿는다. 대체텍스트 한 줄이 바로 그열어둠이다. 

그래서 나는 대체텍스트를귀찮은 의무가 아니라작지만 분명한 환대라고 부르고 싶다. ‘당신도 우리 정보를 받을 자격이 있고,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을,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 한 줄로 건네는 거다. 공공 서비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바로 이아무도 빠뜨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코드 한 줄 한 줄에 새기는 일이 아닐까. 대체텍스트는 그 약속의 가장 작고 구체적인 실천이다. 

 

【본론 4 — 그래서 어떻게 점검하고 고치나】

좋은 대체텍스트를 쓰는 5가지 원칙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다. 다음 다섯 가지만 기억하면 대체텍스트의 8할은 잘 쓴다.

 첫째, ‘이 이미지가 안 보일 때, 무슨 정보를 전해야 하나를 먼저 생각한다. 이미지의생김새를 묘사하는 게 아니라, 이미지의역할·의미를 옮기는 거다. ‘파란 배경에 흰 글씨가 있는 포스터가 아니라 ‘8 20일 오후 2, ○○문화회관 행사, 사전 신청 필수라고 쓰는 거다. 

둘째, 장식용이면 과감히 비운다. 정보가 없는 이미지에까지 설명을 다는 건 오히려 방해다. ‘이 이미지가 사라져도 정보 손실이 없나?’를 자문해서, ‘없다면 비운다. 

셋째, 핵심을 빠뜨리지 않되, 간결하게. 대체텍스트는 소설이 아니다. 너무 길면 듣는 사람이 지친다. 그 이미지의 핵심 정보를한 호흡에 들을 수 있는 길이로 압축하는 게 좋다. 다만 인포그래픽처럼 정보가 많은 이미지는, 짧은 대체텍스트로 요약하고 같은 내용을 본문 텍스트로도 따로 제공하는 게 정석이다.

넷째, ‘이미지’, ‘사진’, ‘그림같은 군더더기를 빼라. 스크린리더는 이미이미지라고 알려준 다음에 대체텍스트를 읽는다. 그러니 대체텍스트에 또이미지라고 쓰면이미지, 이미지 …”처럼 중복된다. ‘무엇의 이미지인지만 쓰면 된다.

다섯째, 같은 의미의 이미지는 같은 방식으로. 사이트 전체에서대체텍스트를 어떻게 쓸지약속을 정해두면, 누가 콘텐츠를 올려도 일관된 품질이 나온다. 이게 결국 KRDS 같은공유된 기준이 하는 일이다.

이 다섯 원칙을 실제로 적용해보면 의외로 빨리 손에 익는다. 처음엔이걸 채워야 하나 비워야 하나’ ‘얼마나 자세히 써야 하나가 헷갈리지만, 몇 번만 해보면 감이 온다. 핵심은 늘 하나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 ‘이걸 귀로만 듣는 사람이 같은 정보를 얻나?’ 이 질문 앞에 이미지를 세워놓으면, 채울지 비울지, 얼마나 자세히 쓸지가 거의 자동으로 결정된다. 행사 포스터는언제 어디서 어떻게를 담아야 하고, 통계 그래프는무엇이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를 담아야 하고, 장식 무늬는정보가 없으니비워야 한다. 어렵게 외울 규칙이 아니라, ‘듣는 사람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하는습관일 뿐이다.

한 가지 실용적인 팁을 더하자면, 대체텍스트를 쓸 때소리 내어 읽어보는게 큰 도움이 된다. 내가 쓴 대체텍스트를 직접 입으로 읽어보면, ‘이미지같은 군더더기나 어색한 부분이 단번에 느껴진다. 글로 볼 땐 그럴듯한데 소리 내어 읽으면, 이건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싶은 게 드러난다. 대체텍스트는 결국소리로 전달되는 글이니까, 소리로 검토하는 게 가장 정확하다. 거창한 도구 없이도, 입으로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 대체텍스트의 질이 확 올라간다.

 

자동 점검의 힘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대체텍스트의 가장 큰 적이안 보임이라면, 해법의 핵심은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접근성 자동 검사의 역할이다. 자동 검사 도구는 사이트의 모든 이미지를 훑어서, ‘대체텍스트가 없는 이미지’, ‘대체텍스트가 의심스러운 이미지(이미지·사진·파일명 패턴)’를 한눈에 보이게 짚어준다. 사람 눈으로는 수백 장을 일일이 못 보지만, 기계는 순식간에 전부 훑는다. 

물론 앞서 말했듯 자동 검사가의미의 충실함까지 완벽히 판단하진 못한다. “행사 포스터같은 부실 설명은 형식상 통과해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동 검사가 무용한 건 절대 아니다. 자동 검사는명백한 오류를 순식간에 걷어내서, 사람이판단이 필요한 미묘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빈칸·파일명·‘이미지같은 명백한 문제를 자동으로 다 잡아내고 나면, 사람이 봐야 할 건설명은 있는데 충분한가정도로 확 줄어든다. 양을 기계가 감당해주니 사람은 질에 집중하는 거다.

 

점검 결과를숫자로 보면 관리가 시작된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이야기. 접근성을잘 챙기자는 다짐만으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 막연한 다짐은 막연한 결과를 낳는다. 개선이 일어나려면지금 우리 사이트의 대체텍스트 상태가 몇 점인가를 숫자로 볼 수 있어야 한다. 측정되지 않는 건 관리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접근성도 똑같다. 

이미지가 100장인데 그중 60장이 적절한 대체텍스트를 갖췄고 40장이 부실하다면, ‘대체텍스트 충족률 60%’라는 숫자가 나온다. 이 숫자가 보이는 순간 비로소, 우리가 절반 좀 넘는 수준이구나, 이걸 80%로 올리자같은 목표가 생긴다. 그리고 한 달 뒤 다시 측정해서 그 숫자가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보면, 개선이 실제로 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숫자는막연함관리 가능함으로 바꾼다.

그리고 숫자에는 또 하나의 힘이 있다. ‘설득이다. 접근성을 개선하려면 대개 윗선의 결정과 예산이 필요한데, ‘우리 사이트 접근성이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라는 막연한 보고로는 결재가 나지 않는다. 반면우리 사이트 이미지 100장 중 40장에 대체텍스트가 부실하고, 그중 12장은 핵심 정보가 담긴 인포그래픽이라 시각장애인이 그 정보를 전혀 얻을 수 없습니다라고 숫자와 함께 보고하면, 문제가 손에 잡힌다. 숫자는이게 진짜 문제다를 증명하는 가장 강력한 언어다. 그래서 개선의 출발점은 늘 측정이다. 측정해서 숫자로 만들고, 그 숫자로 문제를 드러내고, 그 드러난 문제로 사람을 설득하고, 설득된 힘으로 고친다. 이 사이클이 돌기 시작하면 접근성은하면 좋은 것에서해야 하는 것으로 격상된다.

 

자동 점검이 짚어주는위치의 가치

자동 점검의 또 다른 미덕은어디가 문제인지 위치를 콕 집어준다는 거다. ‘대체텍스트 충족률 60%’라는 숫자만으로는그래서 어느 이미지를 고치라는 거야?’라는 막막함이 남는다. 그런데 좋은 점검 도구는몇 번째 페이지의, 어느 위치에 있는, 이 이미지의 대체텍스트가 이래서 문제다까지 짚어준다. 그러면 담당자는 그 위치로 바로 가서 고치면 된다. 막막한 전수조사가 아니라, ‘지목된 곳만 손보는정확한 작업이 되는 거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대체텍스트 문제의 가장 큰 진입 장벽이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수백 장인 사이트에서다 뒤져서 고쳐라는 건 사실상고치지 말라는 말과 같다. 시작할 엄두가 안 나니까. 그런데 12곳이 문제니 여기부터 고치세요라고 명확히 지목해주면, 막막함이할 수 있겠다로 바뀐다. 자동 점검의 진짜 가치는문제를 찾아주는 것을 넘어시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에 있다.

 

【본론 5 — 대체텍스트는배려가 아니라기본기다】

모두를 위한 설계라는 관점

대체텍스트 이야기를 하다 보면장애인을 위한 거라는 틀에 갇히기 쉬운데, 사실 대체텍스트의 혜택은 훨씬 넓다. 

데이터가 약한 환경을 생각해보자. 산간 지역이거나, 데이터를 다 써서 속도 제한이 걸렸거나, 통신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이미지가 안 뜨는 경우가 많다. 이때 대체텍스트가 잘 들어가 있으면, 이미지 대신 그 설명 글이 표시돼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다. 대체텍스트가이미지라고 적혀 있으면? 안 뜬 이미지 자리에이미지라는 글자만 덩그러니 남는다. 멀쩡히 눈이 보이는 사용자도 정보를 놓치는 거다.

 검색도 마찬가지다. 검색 엔진은 이미지 안의 그림 자체는 못 읽지만 대체텍스트는 읽는다. 그래서 대체텍스트가 충실하면 그 이미지가 담은 정보까지 검색에 잡힌다. 공공 정보가 검색에 더 잘 노출된다는 건, 그 정보가 필요한 시민에게 더 잘 가닿는다는 뜻이다. 즉 대체텍스트는 접근성 항목인 동시에, 정보 전달력 자체를 높이는 장치다. 

나이 든 사용자도 빼놓을 수 없다. 시력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 중에는 화면을 크게 키워 쓰거나, 화면 읽기 기능을 부분적으로 켜서 쓰는 분들이 적지 않다. 이런 분들에게 대체텍스트는작은 글씨를 대신 읽어주는 목소리가 된다. 공공 서비스는 특히 고령 사용자 비중이 높다. 복지, 건강, 연금, 민원어르신이 자주 찾는 정보일수록 그게 이미지 속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 대체텍스트는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우리 모두가 언젠가 될 사용자를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누구나 언젠가는 작은 글씨가 흐릿해진다. 

상황적 제약도 생각해볼 만하다. 한 손에 짐을 들고 다른 손으로 휴대폰을 보는 사람, 시끄러운 곳이라 소리를 못 켜는 사람, 반대로 운전 중이라 화면을 못 보고 음성으로만 듣는 사람일상엔일시적으로 한쪽 감각을 못 쓰는순간이 끝없이 많다. 접근성을영구적 장애가 있는 소수만의 문제로 좁혀 생각하면 그 가치를 절반밖에 못 본다. 잘 만든 대체텍스트는지금 이 순간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전한다. 그게 바로모두를 위한 설계(유니버설 디자인)’의 정신이고, 공공 서비스가 지향해야 할 방향이다.

 

작은 항목 같지만, 가장 상징적인 항목 

대체텍스트는 코드로 보면 정말 작다. 이미지 태그 안에 글 몇 자 넣는 게 전부다. 그런데 이 작은 항목이 상징하는 바는 크다. ‘우리 사이트가 눈으로 보지 못하는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는가를 가장 정직하게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화려한 디자인, 빠른 속도, 멋진 애니메이션다 좋다. 하지만 그 모든 게눈으로 보는 사람만을 위한 거라면, 그건 절반의 완성이다. 진짜 잘 만든 공공 사이트는, 눈을 감고 들어도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다. 대체텍스트 한 줄 한 줄이 그들어도 알 수 있음을 만든다. 작아 보이지만, 결코 작지 않은 일이다.

 

■ ‘완벽보다시작 

마지막으로 솔직한 이야기 하나. 대체텍스트를 처음부터 완벽하게 다 채우려고 하면 시작도 못 한다. 이미지가 수백 장인 사이트에서모든 대체텍스트를 한 번에 완벽하게는 비현실적이다. 그러니완벽대신시작을 목표로 삼자. 

먼저명백히 잘못된 것부터 고친다. ‘이미지’, 파일명, 빈칸이 세 가지만 걷어내도 사이트가 크게 좋아진다. 그 다음에의미는 있는데 부실한것들을 차차 손본다. 그리고 새로 올라오는 콘텐츠는 처음부터 제대로 쓰는 습관과 점검 장치를 둔다. 이렇게쌓인 빚을 갚으면서, 새 빚은 안 지는방식으로 가면, 어느새 사이트의 대체텍스트가 정돈된다. 중요한 건 시작이고, 시작의 첫걸음은지금 우리 사이트가 어떤 상태인지 아는 것이다.

여기서우선순위이야기를 잠깐 하자. 빚을 갚을 때도이자가 비싼 빚부터 갚는 게 정석이듯, 대체텍스트도중요한 이미지부터 고치는 게 효율적이다. 모든 이미지가 똑같이 중요한 건 아니다. 메인 페이지의 핵심 배너, 자주 찾는 민원·신청 안내, 중요한 통계 발표이런많은 사람이 보고, 중요한 정보를 담은이미지가 부실하면 피해가 크다. 반대로 깊숙한 페이지의 사소한 장식 이미지는 우선순위가 낮다. 그래서방문이 많은 페이지 × 정보가 중요한 이미지를 먼저 손보면, 같은 노력으로 가장 큰 개선 효과를 얻는다. 한정된 시간과 인력으로 일하는 공공 현장에서는, 우선순위 감각이 특히 중요하다. 다 못 고치더라도, 중요한 것부터 고치면 체감되는 개선은 빠르게 온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서혼자 완벽하게 하려는 부담을 내려놓는 게 중요하다. 접근성은 한 사람의 영웅적인 노력으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각자 자기 자리에서 조금씩챙겨야 유지된다. 콘텐츠 담당자는 올릴 때 한 줄 적고, 개발자는 시스템이 빈칸을 경고하게 만들고, 관리자는 정기 점검 결과를 챙기고이렇게 역할이 나뉘어 돌아갈 때 비로소 지속된다. ‘완벽한 한 명보다꾸준한 여럿이 접근성을 지킨다. 그러니내가 다 못 해서 미안하다가 아니라다 같이 조금씩 하자로 마음을 바꾸는 게, 어쩌면 가장 중요한 출발점일지 모른다.

 

【 마무리 】

오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다. ‘대체텍스트는 그림을 못 보는 상황에서 그림을 대신하는 글이고, alt=이미지 같은 빈말은 그 글의 자리를 차지한 채 아무것도 전하지 않는다.’ 

다시 정리해보자. 좋은 대체텍스트의 기준은이 글만 들어도 같은 정보를 얻는가하나다. 의미 있는 이미지는 그 정보를 충실히 옮기고, 장식 이미지는 비워서 건너뛰게 한다. ‘이미지’, ‘사진’, 파일명, 무의미한 빈칸은 전부 잘못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잘 지켜지려면, ‘보이지 않는 대체텍스트를 보이게 만드는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솔직히, 이걸 사람이 일일이 들여다보는 건 한계가 있다. 이미지 수백 장의 대체텍스트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빠진 곳을 찾고, 새로 올라온 것까지 챙기는 일은의지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다. 그래서자동으로 한 번에 훑어주는 도구가 있으면 출발이 훨씬 쉬워진다.

ViewCheck는 바로 그보이지 않는 걸 보이게 만드는일을 한다. 사이트 URL만 넣으면, 모든 페이지의 이미지를 훑어서 대체텍스트가 없거나 부실한 곳을 자동으로 짚어준다. 웹 접근성(KWCAG 33항목) 분석 결과가 점수로 나오고, 어느 이미지가 왜 문제인지를 위치까지 콕 집어 보여준다. 대체텍스트뿐 아니라 행정안전부 「전자정부 웹사이트 품질관리 지침」 7대 영역(호환성·접근성·개방성·접속성·편의성·효율성·신뢰성) KRDS 846규칙(DS 120 + CP 446 + BP 108 + SP 172)까지 한 번에 진단해준다. ‘우리 사이트 접근성이 지금 몇 점이지?’ 하는 막연한 궁금증을, 구체적인 숫자와여기를 이렇게 고치세요라는 안내로 바꿔주는 거다.

 부담 가질 것 없다. krds.viewcheck.co.kr 에서 사용해 볼 수 있다. 우리 사이트의 대체텍스트가이미지 이미지 이미지로 들리고 있지는 않은지, 한 번 가볍게 들여다보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측정해야 관리가 시작되고, 관리가 시작돼야눈을 감고 들어도 알 수 있는 사이트에 가까워진다. 그 첫걸음을, 오늘 한번 떼어보시길 권한다.

다음 글에서는 같은 접근성 큰 주제 안에서, 키보드만으로 사이트를 쓰는 사용자 이야기를 다뤄보려 한다. 마우스 없이, 오직 키보드만으로 우리 사이트를 끝까지 쓸 수 있는지이것도 대체텍스트만큼이나 자주 무너지는보이지 않는 기본기. 그럼 그때 또 현장 이야기로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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